마음 온도 1°C.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이 샘솟는 이야기 손을 잡아 드리는 하루



마음 온도 1°C.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이 샘솟는 이야기

손을 잡아 드리는 하루

              가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부모님의 손. 그 주름진 마디 속에 담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제가 부모님의 손을 잡아 드릴 차례입니다.




손을 잡아 드리는 하루
언젠가 내가 잡아드렸던 손을, 이제는 내가 잡아드릴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릴 때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다녔습니다. 시장에 갈 때도 그랬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도 그랬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어머니가 먼저 내 손을 잡으며 “차 온다. 엄마 손 꼭 잡아.”라고 든든하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어린 나는 그 손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랐고, 그저 어머니가 있으니까 괜찮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손이 조금씩 작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손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내가 커진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병원에 함께 갔습니다
몇 해 전 어느 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 복도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머니는 천천히 걸으셨습니다. 예전 같으면 내 앞에서 성큼성큼 걸으셨을 텐데 이제는 걸음이 많이 느려져 있었습니다. 나는 무심코 먼저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았고, 어머니가 조금 떨어져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엄마, 여기요.” 하며 다시 돌아가 어머니 옆에 서서 팔을 내밀며 “천천히 가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내 팔을 잡는 순간, 어릴 때 내가 잡았던 손을 이제는 내가 잡아드리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습니다.

손을 잡아보니 많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손등에는 주름이 많았고 손가락도 예전보다 훌쩍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내가 그 손을 가만히 잡자 어린 시절의 기억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내 손을 잡아주시던 모습, 학교에 늦을까 봐 내 손을 잡고 서둘러 걷던 아침, 사람이 많은 시장에서 내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꽉 잡으셨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는 그 손이 나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주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네 손이 참 따뜻하네”
한참 동안 손을 잡고 있으니 어머니가 “네 손이 참 따뜻하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웃으며 “엄마 손이 더 차가운데.”라고 대답했고, 어머니는 별것 아니라는 듯 “나이 들면 다 그래.”라며 웃으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가슴 한쪽이 조용히 아려왔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추우면 어머니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셨는데, 이제는 어머니의 손이 차가웠습니다. 나는 두 손으로 어머니의 손을 굳게 감싸며 “그러니까 내가 잡아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웃으셨고, 그 웃음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랑은 역할이 바뀌면서도 계속됩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는 어느 순간 조용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어릴 때는 부모가 나를 챙겨주며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학교에 보내고, 아프면 밤새 곁을 지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식이 부모의 손을 잡게 되는 시기가 옵니다. 병원에 함께 가고, 무거운 것을 대신 들어주고, 길을 천천히 걸어주며, 집에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것은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랑의 방향이 조금 바뀐 것뿐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갑자기 “너 어릴 때 생각난다. 네가 내 손을 꼭 잡고 다녔잖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제가 그랬어요?”라며 웃자, 어머니는 “그럼. 사람 많은 데 가면 내 손을 얼마나 세게 잡았는데.”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내 기억은 희미했지만 어머니는 그 모든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어쩌면 부모에게는 자녀가 잊어버린 작은 순간들이 평생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가 현관 앞에서 신발을 벗으려 하시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며 “천천히.”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내 손을 잡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평생 나에게 해주었던 수많은 일들 가운데, 이제야 내가 조금씩 돌려드릴 차례가 되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돈으로 갚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것을 해드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옆에 있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천천히 걸어주며 함께할 수 있는 오늘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마음 온도를 높이는 3가지 실천
부모님의 사랑은 대단한 말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아침밥 한 그릇, 따뜻한 옷 한 벌, 작은 손 하나를 꼭 잡아주던 평범한 일들이 모여 우리의 어린 시절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에게 무언가 큰 것을 해드리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따뜻한 목소리로 안부 묻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지 말고,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는지 짧게라도 전화로 안부를 여쭤보세요.

  2. 함께 식사하며 시간 보내기: 대단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시간이 부모님께는 큰 위로가 됩니다.

  3. 가만히 손잡아 드리기: 길을 걸을 때나 곁에 앉아 있을 때, 쑥스러움을 잠시 내려놓고 주름진 부모님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세요.

마음속으로 조용히 “그동안 제 손을 잡아주셔서 고마워요. 이제는 제가 잡아드릴게요.”라고 되뇌며 잡아드리는 그 따뜻한 손길이, 어쩌면 우리가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것입니다. 오늘도 세상은 생각보다 다정해서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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